대중음악 블라블라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왈처왈 我曰, 半讀千字 半開心門(아왈, 반독천자 반개심문)妻曰, 讀五百字 風增二倍(처왈, 독오백자 풍증이배)내가 말하기를, 천자문 반을 읽으니 마음의 문이 반이 열리네처가 말하기를, 오백자 읽더니 뻥이 두 배로 늘었네 코로나19가 얼마간 잦아들어 골라낸 글이다. 한문 공부를 하겠다고 천자문을 펜으로 쓰기 시작했고, 붓을 잡거나 한시를 쓰리라고는 생각도 안 했었다. 그냥 한문을 좀 써보고 싶었다. 그런데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 한시가 나오게 되었다. 나왔다고 말하는 것은, 천자문 반쯤 쓰고 그걸로 한시를 쓰리라 작정한 바는 없었다는 말이다. 정말 그냥. 장난 삼아…. 지금의 한시도 뭐 대단히 깊어진 바 없지만 저런 농담도 할 수 있어서 그 재미로 또 주욱 써 왔다. 그런데 2020년 봄이 되어 세상이 심각하게 달.. 더보기 [숨]온라인 공연에 대한 단상 공연장의 문이 굳게 닫히고 모든 것이 이대로 영영 멈춰버릴 것만 같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공연의 세계는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사라지지 않았다. 닫힌 공연장 문 안에서, 스튜디오에서, 집 안에서 음악가들은 계속해서 공연을 만들어내며 이를 온라인으로 송출하고 있다. 지난 주말만 해도 서울남산국악당은 네이버TV로 혜원·민희의 ‘남창가곡’ 녹화 중계를 선보였고 음반사 도이체그라모폰은 유튜브로 조성진의 독주회를 상영해 많은 시청자를 모았다. 약 2주 전 레이디 가가는 대형 페스티벌 수준의 라인업을 갖춰 의료계 종사자들을 위한 초대형 온라인 자선 콘서트 ‘원 월드: 투게더 앳 홈’을 개최했다. 온라인 공연, 무관객 공연, 공연 녹화중계, 실시간 생중계 등 제각각의 이름과 형태를 지닌 이 반짝이는 콘텐츠들을 작정만.. 더보기 [문화와 삶]이별의 풍경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들은 건 20대 초반이다. 그때 서른은 너무 멀었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라는 가사는 더욱 멀었다. 하루하루가 만남으로 가득 찼다. 서른이 되어 다시 들었다. 가사의 다른 내용은 조금 와 닿았지만 삶에 이별은 그다지 없었다. 고작해야 한두 번 연애의 끝이 전부였다. 또 10년이 지났다. 이별의 경험은 그제야 인생에 몇 페이지씩 쓰였다. 친구들을 떠나보냈고 음악 영웅들의 부고 기사를 썼다. 가까운 가족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짧건 길건 마음을 뒀던 공간과의 이별도 있었다. 때로는 그것이 더 힘들었다. 4월의 마지막 주말, 제주도행 비행기를 탔다. 이맘때의 제주는 서서히 봄의 절정을 향해간다. 옥빛 바다에 부서지는 햇살은 시리도록 평화롭다. 여느 때의 여행이었다면 온전히 .. 더보기 산울림 ‘청춘’ 세대를 관통하면서 사랑받는 노래가 있다. 산울림의 노래 ‘청춘’이 그렇다.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연가가 구슬퍼.” 1981년 이 노래가 발표됐을 때 세상은 삼형제 밴드 산울림의 ‘파격’에 화들짝 놀랐다. 그 ‘파격’을 권력자들은 ‘반항’으로 읽었다. 김창완은 애초 ‘청춘’의 가사가 “갈 테면 가라지/ 푸르른 이 청춘”이었으나 심의에서 너무 염세적이라는 이유로 반려돼 개사한 거라 했다. 또 2절 마지막은 “정 둘 곳 없어라/ 텅 빈 마음은/ 차라리 젊지나 말 것을”을 순화해 “정 둘 곳 없어라/ 허전한 마음은/ 정답던 옛 동산 찾는가”로 바꿨다. 그는 청춘을 향해 “갈 테면 가라”고 소리치고, “차라리 젊지나 말 것을”이라고 원.. 더보기 마야 ‘진달래꽃’ 김소월은 봄의 시인이자, 국민시인이다. 그의 대표시 ‘진달래꽃’을 얘기하면서 마야를 빼놓을 수 없다. 마야의 노래가 히트한 배경은 파격에 있다. 가곡이나 발라드에 어울릴 것 같은 시를 록음악으로 만들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로 조용히 시작된 노래는 ‘날 떠나 행복한지 이젠 그대 아닌지/ 그대 바라보며 살아온 내가/ 그녀 뒤에 가렸는지…/ 내 영혼으로 빌어줄게요’에 가서 폭발한다. 김소월의 시에 작사가 루시아가 후렴구를 붙이고, 작곡가 우지민이 힘이 넘치는 록음악으로 만들었다. 28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데뷔를 준비하던 마야는 발라드를 원하는 기획사와 달리 록음악을 고집했다. 결국 기획사 대표가 마음대.. 더보기 강촌농무…파아란 빛 코로나19와 뉴 노멀.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게들 말한다. 그건, 물리적 거리 두기와 감염 위험의 상존을 말한다. 정말 그럴까? 나도 매사에 낙관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물론 또 다른 감염병이 세계를 휩쓸 수도 있다.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아마 이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었을지 모른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들의 연속적인 공격 말이다. 자연계에서 인간을 특별히 의미부여하고 그들의 이제까지의 삶의 양식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인간의 삶과 문명은 생각하기 끔찍하다. 인간은 더 성찰해야 한다. 자연의 섭리보다 염치없고 더 야만적이어서는 안된다. 그 성찰.. 더보기 이브 몽탕 ‘벨라 차오’ 자가격리의 시대에 넷플릭스를 보는 인구가 늘어났다는 통계가 있다. 스페인 드라마 시리즈 은 시즌4까지 선보이면서 인기가 높다. 강도 8명이 스페인 조폐국에 침입하여 인질극을 벌이는 드라마다. 다소 과장된 측면도 있지만 개성 넘치는 연기자와 반전을 거듭하는 내용 때문에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시리즈의 인기로 재조명된 노래가 있다. 드라마 삽입곡인 ‘벨라 차오(Bella ciao, 안녕 내 사랑)’가 그것이다. 원래는 고단한 노동에 시달리던 이탈리아 농부들이 부르던 노동요였다. 이 노래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무솔리니 정권에 맞서 싸우던 파르티잔이 개사하여 불렀다. 죽음을 각오하고 전투에 나서는 파르티잔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별을 고하는 안타까움을 담았다. “안녕 내 사랑, 내가 파르티잔으로 죽.. 더보기 이정선 ‘그녀가 처음 울던 날’ 피는가 싶으면 지고 마는 봄꽃은 우리네 인생을 닮았다. 목련은 어느새 뚝뚝 꺾이고, 벚꽃은 바람에 흩날려 허공 속으로 떠났다. 허망하지만 아름답다. 이정선은 그러한 봄에 잘 어울리는 싱어송라이터다. ‘그녀의 웃는 모습은/ 활짝 핀 목련꽃 같애/ 그녀만 바라보면 언제나/ 따뜻한 봄날이었지/ 그녀가 처음 울던 날/ 난 너무 깜짝 놀랐네/ 그녀의 고운 얼굴 가득히/ 눈물로 얼룩이 졌네/ …/ 이젠 더 볼 수가 없네/ 그녀의 웃는 모습을/ 그녀가 처음으로 울던 날/ 내 곁을 떠나갔다네.’ 이별의 아픔을 경쾌한 멜로디에 담은 ‘역설’은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조용필, 그 겨울의 찻집), ‘파란 웃음 뒤에는 아무도 모르는 눈물’(김완선,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과 맥을 같이한다. 김민기가 그랬듯이 서울대 미..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 43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