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조용필과 싸이가 일으킨 창조적 문화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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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조용필과 싸이가 일으킨 창조적 문화 신드롬

‘가왕’ 조용필과 ‘움직이는 수출품’ 싸이가 시대의 문화 파워로 우뚝 섰다. 국내외 음악산업의 주인공이 되면서 대한민국의 창조적인 문화현상을 선도하고 있다. 국민들은 조용필의 “바운스 바운스”를 읊조리며 마음을 다스리고, 세계인들은 싸이의 “알랑가몰라 왜 쌔끈하게 해야 하는 건지”를 따라 부르며 시건방춤을 춘다. 특정 세대나 장르를 극복한 두 가수의 성공을 통해 노래 한 곡에 담긴 무한한 상상력과 문화적 저력을 실감케 한다. 



조용필은 지난 3일 신곡 ‘바운스’로 23년 만에 지상파방송 음악프로그램인 KBS 2TV <뮤직뱅크>의 ‘K(케이)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음악전문매체 빌보드는 “조용필은 한국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 한국의 마이클 잭슨”이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조용필의 ‘1등’은 음원·음반 차트 외에 시청자 선호도와 방송횟수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선정된 1등이라는 점에서 조용필 신드롬의 징표이다. 그는 아이돌 위주의 수익구조인 가요 생태계에서 ‘가왕의 전설’을 벗어버리고 10~20대도 공감하는 젊은 감각과 개방적인 장인정신으로 시대의 변화를 적극 수용했다. 



시대의 성찰을 담은 조용필의 노래와 달리 싸이의 노래는 19금 코드인 선정적인 동영상과 풍자 가득한 가사 때문에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싸이는 지난 3일 미국 NBC TV 간판프로그램인 <투데이 쇼>에 출연해 뉴욕 록펠러광장에서 신곡 ‘젠틀맨’과 ‘강남스타일’을 공연한 뒤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6일 ABC TV에 출연한 후 9일에는 하버드대 초청 특별강연회를 갖는 등 일정이 바쁘다. ‘젠틀맨’은 유튜브 최단 기간(4일) 1억뷰 돌파에 이어 3억뷰를 맞고, 최다 조회 ‘강남스타일’은 15억뷰를 넘었다. 


가수 싸이가 LA 다저스-콜로라도의 경기에서 관중석에서 ‘젠틀맨’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AP연합)



조용필과 싸이 현상은 이들이 각종 음원·음반 차트를 쌍끌이하면서 극대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장인정신을 신한류 문화산업으로 이어가기가 쉽지만은 않다. 이를 위해 우선 문화 전파를 위한 마케팅 전략이 조직적이고 정교해야 한다. 대형 기획사 위주에서 탈피해 중소 문화콘텐츠 사업자들을 지원하는 정책수립도 아쉽다. 또한 곡당 다운로드 가격이 빠른 시일 내에 인상되고, 불법다운로드에 대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곡당 다운로드 가격은 미국 약 1440원, 일본 약 2280원인데 한국은 105원이다. 아울러 연예인을 위한 공정한 계약이 뒤따라야 한다. 스타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