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조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발표한 정규 3집인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 1위에 올랐다. 앨범 순위를 매기는 ‘빌보드200’은 싱글의 순위를 가리는 ‘핫100’과 함께 빌보드의 메인차트이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1위는 한국 가수 중 처음이며, 영어 아닌 외국어(한국어)로 낸 앨범으로도 12년 만의 일이다. 또 미국 본토 밖의 음악을 지칭하는 월드뮤직 장르의 앨범(K팝)이 정상에 오른 것도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한국어 앨범이 미국 시장을 석권했다는 뜻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지난 20일(현지시간) ‘2018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으며 컴백 무대를 펼쳤다. AFP연합뉴스
빌보드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대중음악계가 성공의 척도로 꼽는 인기차트의 상징이다. 그런 점에서 방탄소년단의 1위 등극은 한국 대중음악 100년사에서 한 획을 그을 쾌거라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과 K팝이 드디어 세계 앞에 우뚝 섰음을 알리는 축포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방탄소년단에 앞서 2009년부터 보아와 원더걸스, 그리고 2012년 ‘강남스타일’로 7주 연속 ‘핫100’ 2위에 오른 싸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견고한 미국 시장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이러한 선배들의 도전을 경계로 삼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새로운 방식의 소통으로 내공과 외공을 차곡차곡 다져갔다. 멤버 전원이 데뷔 전부터 음식에서 안무연습, 신곡 홍보까지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트윗과 유튜브를 수시로 올려 전 세계 K팝 팬들의 즉각적인 호응을 얻어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20일(현지시간) ‘2018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신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가수 켈리 클라크슨이 “(함성소리 때문에) 귀마개를 껴야 할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현장 열기가 뜨거웠다. AFP연합뉴스
해외팬들 사이에서조차 ‘내가 키워가는 아이돌’이라는 감성 아래 두꺼운 팬덤이 형성되었다. 또 사랑·돈·술·파티 타령이 아니라 청춘·자유·인생·저항의 시대정신을 노래에 담아낸 것이 세계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팬들의 사랑을 받으려고 영어 노래를 부른다면 그것은 이미 K팝이 아니라는 방시혁 프로듀서의 언급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K팝을 확고한 고유장르로 다져나가겠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2015년 이후 빌보드200과 핫100 차트에 지속적으로 진입했고, 지난해 9월 <러브 유어셀프 승 허>가 7위까지 올랐다. 빌보드200 1위가 절대 일과성이 아님을 웅변해주는 대목이다.
지금의 과정대로라면 전 세계 팝스타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한 ‘핫100’ 차트의 1위까지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빌보드200 1위’에 이어 ‘핫100 1위’까지 도전하는 젊은이 7명에게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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