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미 위넷 ‘스탠바이 유어 맨’
본문 바로가기

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태미 위넷 ‘스탠바이 유어 맨’

종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엔딩 장면은 매번 남녀 주인공인 정해인과 손예진이 등장하면서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가 흐른다.

 

‘Sometimes it’s hard to be a woman/ Giving all your love to just one man/ You’ll have bad times/ And he’ll have good times.’ 한 남자만 사랑하면서 산다는 건 쉽지 않지만 때로 그 남자가 이해하기 힘든 짓을 하더라도 용서하라는 내용의 ‘스탠바이 유어 맨’이다. 

 

 

드라마에서는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인 가수 카를라 브루니가 리메이크한 노래가 쓰였다. 이탈리아 출신 카를라 브루니는 에릭 클랩턴을 노래 선생으로 둘 정도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가수다. 그러나 원작은 미국의 컨트리가수 태미 위넷(1942~1998)이 불렀다. 위넷이 빌리 쉐릴과 공동으로 만든 이 노래는 1968년 말 3주 동안 빌보드 1위를 했다. 위넷은 “이 노래를 쓰는 데는 15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평생 동안 변명을 하면서 살았다”고 말했다. 여권운동가들이 남편의 부당한 대우나 잘못을 참고 살라고 부추기는 노래라고 공격한 것이다.

 

이 노래 때문에 구설에 오른 사람이 또 있다. 바로 힐러리 클린턴이다. 힐러리는 남편 빌 클린턴이 아칸소 주지사에 출마했을 때 CBS <60분>에 출연하여 “나는 태미 위넷처럼 남편 옆이나 지키는 여자가 되지 않겠다”고 했다가 결국 위넷에게 사과했다. 그 사건 이후 위넷은 클린턴의 지지자가 되어 모금행사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힐러리는 1997년 모니카 르윈스키 사건 때 노랫속 주인공처럼 굳건하게 남편 옆을 지키는 부인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넷은 평생 이 노래를 부르면서도 다섯 번이나 결혼했다.

 

어쨌거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제목에서부터 시청률에 대한 욕망을 드러낸다. 남자나 여자 모두 누가 싫어하겠는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고 싶고, 그런 누나를 두고 싶다. 더군다나 손예진과 정해인이니. 다만 현실은 늘 멜로드라마같이 달달한 것은 아니다.

 

<오광수 출판국 부국장>

'대중음악 블라블라 > 노래의 탄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룹 U2 ‘원(One)’  (0) 2018.05.08
이동원 ‘향수’  (0) 2018.04.30
에릭 클랩턴 ‘Tears in Heaven’  (0) 2018.04.16
강산에 ‘라구요’  (0) 2018.04.09
김민기 ‘늙은 군인의 노래’  (0) 2018.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