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삶, 형제여 자매여, 서로를 이끌어 줘요(One life, with each other, sisters, brothers).’ 아일랜드 출신 그룹 U2는 불후의 명곡 ‘원(One)’에서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서로를 이끌어 주자고 호소한다. 남북 정상의 판문점 도보다리 회담 장면을 보면서 불현듯 이 노래가 배경으로 깔리는 듯한 환청이 들렸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 노래는 1990년 통일 전야에 베를린 한자 스튜디오에서 녹음됐다. 사랑과 관용의 언어를 부드러운 록발라드에 담은 노래지만 그 당시 U2의 멤버들은 해체 직전까지 갈 정도로 반목이 심했다. 정통 록을 고수하자는 래리 뮬렌과 애덤 클레이튼, 실험적인 전자음을 원했던 보노와 디 에지로 나뉘어 격렬하게 대립했다. 멤버들에게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각성의 계기가 됐다. 분단됐던 나라도 하나가 되는데 음악적 견해 때문에 싸우는 자신들이 초라했다. 이를 계기로 30분 만에 아름다운 멜로디를 완성했으며 보노가 가사를 붙였다. 보노는 달라이 라마가 주도한 ‘원니스’ 행사에서 영감을 받아 노랫말을 썼다. 이 노래는 1991년 그들의 명반이 된 <악퉁 베이비(Achtung Baby)>에 수록되면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싱어 보노는 민간기구인 ‘원(ONE)’을 설립하여 빈곤 퇴치와 에이즈 치료 등에 힘써왔으며 2005년에는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다. 지금도 여전히 빈곤 퇴치를 위한 무료공연을 펼치고, 전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굶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돈을 더 내놓으라고 호소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에게 세계 최고의 무대로 꼽히는 U2의 콘서트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이웃 나라 일본에는 여러 차례 왔지만 서울 공연은 소문만 무성할 뿐 한 번도 성사되지 못했다. 보노는 한 인터뷰에서 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겪은 아일랜드인으로서 한국의 분단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가장 부르고 싶은 노래가 ‘원’이라고 말했다. 하루빨리 U2의 내한공연이 서울이나 판문점에서 열렸으면 좋겠다. 남과 북이 함께 손잡고 떼창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오광수 출판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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