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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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안치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우리에게 5월은 늘 뜨거운 혁명의 계절이었다. 백기완이 쓰고, 김종률이 작곡한 ‘임을 위한 행진곡’이 광주에서 불리고 있지만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처럼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운동권 가요가 있을까?

 

“거센 바람이 불어와서 어머님의 눈물이/ 가슴속에 사무쳐오는 갈라진 이 세상에/ 민중의 넋이 주인 되는 참세상 자유 위하여….” 1987년 연세대 노래패인 울림터 멤버였던 안치환(당시 연세대 사회사업학과)은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모 후보로부터 선거 유세에 쓸 노래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평소 민중시인 김남주와 박노해의 시를 탐독하던 안치환은 지명수배를 받고 쫓겨 다니는 노래패 선배의 아픔을 떠올리면서 고스란히 이 노래에 담았다. 그 진심이 통해서였는지 이 노래는 대학가에 구전되면서 이내 유명해졌다. 대학가 시위현장, 노동자의 파업현장에서 빠지지 않는 운동권 가요가 됐다. 어머니, 쑥물, 참세상, 샛바람, 창살 등의 단어가 주는 강렬함과 서정적인 선율이 어우러져서 자유를 외치던 사람들의 가슴을 뒤흔든 것이다.

 

이 노래가 정식 출반된 것은 1989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 2집에 ‘마른잎 다시 살아’ ‘지리산’ ‘잠들지 않는 남도’ 등의 노래와 함께였다.

 

대학가요제에 출전하기 위해 대학에 입학했던 안치환은 시대적 요구에 의해 민중가수가 된 셈이다.

 

안치환은 이후에도 정호승의 ‘우리가 어느 별에서’, 나희덕의 ‘귀뚜라미’ 등을 만들면서 시인들과의 인연을 이어간다. 그중에서도 시인 김남주와의 인연은 각별했다. 1994년 2월 김 시인이 타계했을 때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서 문상객을 맞았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노래 ‘물따라 나도 가면서’를 만들어 영전에 바치기도 했다.

 

1980년대 시위현장을 누비던 젊은이들은 오늘 시대의 주인공이 되어 통일의 열기가 뜨거운 5월의 한가운데 서 있다. ‘솔아 솔아…’가 불리던 그 시절 못지않은 엄중한 시대의 요구에 직면하여 그 해답을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오광수 출판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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