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상륙한 비틀즈. 많은 영국의 밴드들이 미국으로 진출, 무혈입성하게 된다
이런 수많은 영국 밴드들이 곧 미국으로, 최소의 시간에 최대의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날아간다.
어느 정도였는가? 8월에 이르러 비틀즈의 공연 개런티는 하룻밤에 15만 달러에 이르렀고(당시의 물가를 생각해 보라), 비틀즈가 묵었던 호텔방의 이불과 베갯잎이 조그맣게 잘려나가 팔려 나갈 지경이었으며, 심지어 비틀즈의 목욕물을 사겠다는 사람까지 나타날 지경이었다!
(사진의 누님들, 지금은 대략 환갑이 다들 넘으셨겠다. 하지만 저러고 노실 때가 있었다. 믿어지는가?)
64년 4월 4일자 톱 100 차트에는 1위에서 5위까지, 31위, 41위, 46위, 58위, 65위, 68위, 79위가 모두 비틀즈의 음악이었다. 물론 다른 영국 차트들도 비틀즈 덕에 차트를 함께 점령했다.
(사진은 홀리스. 아 저 영국스러운 외모를 보라...)
스몰 페이시스(The Small Faces)는 우리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하다. 사실 후신 밴드인 페이시스(Faces)의 보컬리스트가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였기 때문에 우리에게 더 익숙할 것이지만, 스몰 페이시스 또한 상당한 반응을 얻었던 밴드였다. 아무래도 브릿 팝의 성공으로 더 알려졌을 스몰 페이시스는 활동 기간은 짧았지만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고, 특히 그들의 “Ogdens' Nut Gone Flake” 앨범은 후의 “Tommy” 보다도 먼저 나온 록 오페라 앨범으로 얘기되지만, 미국에서의 성적은 그리 주목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 이 당시의 영국 밴드들이라도 후와 같은 정도를 제외하면, ‘모드를 대변하던’ 밴드들이 인기를 얻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밴드를 결성했던 스티브 매리엇(Steve Marriott)은 이후 험블 파이(Humble Pie)를 통해 활동하게 되고, 잔여 멤버는 로드 스튜어트, 론 우드 등을 받아들여 페이시스로 활동하게 된다.
왜 영국 밴드들의 미국 진출을 ‘침공’(invasion) 이라는 말을 사용해서 얘기할까?
이는 아마도 이러한 영국 밴드들의 대성공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충격을 감안한 표현일 것이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문화의 산물이었던 로큰롤이 미국에서 사그라든 시점에서, 로큰롤의 수입국이었던 영국에서 새로운 음악이 나타났고, 이젠 ‘본고장’ 인 미국을 엄청나게 휩쓸고 있었으니 놀랄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미국이 받은 충격은, 음악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대한 것이었을 것이다. 로큰롤의 매력을 알고 있지만, 로큰롤의 몰락과 케네디의 암살 이후 제도권에 따라가기만 하던 이 ‘비트족의 나라’ 가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것이다. 1965년부터는 이 영국의 밴드들에 대한 미국의 음악적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보통 얘기하는데(뭐, 브리티쉬 인베이전에 대항한다는 식으로) 그렇다기보다는, 이런 영국산 로큰롤과 블루스에 감흥받은 미국의 젊은이들이 다시금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미국만이 영국 밴드들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미국에 진출한, 비틀즈를 위시한 영국의 밴드들은 이미 이전의 로큰롤, 즉 로커빌리를 그와는 다른 ‘록’ 음악으로 만들어낸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미국의 밴드들, 그 외 여러 다른 음악적 교류는 그들 스스로도 변화해 가도록 만들었다. 곧 새로운 조류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브리티쉬 인베이전의 시기에 미국 밴드들은 놀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표적으로 활동했던 것은 몽키즈(The Monkees)처럼 비틀즈를 거의 복제한 상업적 밴드가 있었고, 비지스(Bee Gees)도 훗날 디스코 스타가 되기 이전인 이 당시 10대들의 우상이었으며, 그리고 모타운의 뮤지션들과 소울과 같은 흑인 음악이 있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미국의 대답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비치 보이스(Beach Boys)와, 포크 록의 움직임을 얘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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