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스 ‘여름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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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듀스 ‘여름 안에서’

비와 이효리, 유재석 세 사람이 뭉친 싹쓰리가 첫 번째로 택한 음원은 ‘여름 안에서’였다. 듀스의 <리듬 라이트 비트 블랙>(1994년)의 수록곡이다. 1993년 혜성처럼 나타난 듀스는 이현도와 김성재로 결성된 힙합듀오였다. 지금도 듀스는 한국 흑인음악과 댄스음악의 태동에 기여한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현도는 한국어 라임의 기본을 제시하면서 힙합과 댄스의 세련미를 구축하는 데 일조한 아티스트였다. 그러나 팀이 해체된 뒤 김성재는 불의의 사고로 숨졌고, 이현도는 음악 프로듀서로 활약하고 있다.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 있어/ 그리고 내 곁에는 니가 있어/ 환한 미소와 함께 서 있는/ 그래 너는 푸른 바다야.”

 

친숙한 노랫말만큼이나 이 곡은 매년 여름이면 생명력을 가지고 리메이크를 거듭해왔다. 소녀시대, 서연 등이 부르면서 꾸준하게 인기를 유지해왔다. ‘나를 돌아봐’ ‘우리는’ ‘굴레를 벗어나’ 등 다이내믹한 히트곡을 갖고 있는 이현도는 ‘여름 안에서’를 대표곡으로 꼽는다. 듀스의 특색이 제대로 드러난 노래가 아니지만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사랑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흑인음악을 바탕으로 한 댄스음악을 선보인 이현도였지만 데뷔 당시 미국땅조차 밟아보지 않은 토종이었다. 초등학교 때 허비 행콕과 마이클 잭슨을 보면서 음악에 빠진 그는 영화 <브레이크댄스> 등을 보면서 자신의 음악세계를 만들어갔다. 서태지와 아이들보다 데뷔가 살짝 늦었지만 그가 창조해낸 음악은 분명히 이전의 그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최근 이현도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싹쓰리의 리메이크 음원에 대해 “수익 전액은 불우이웃 돕기에 쓰인다고 한다. 그래서 더더욱 흐뭇하다”고 밝혀 응원하기도 했다.

 

<오광수 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