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리카 ‘엔터 샌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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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블라블라/노래의 탄생

메탈리카 ‘엔터 샌드맨’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가 한창이다.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로 이름을 떨쳤던 뉴욕 양키즈의 마리아노 리베라가 등장할 때마다 울려 퍼졌던 노래가 있다. 메탈리카의 ‘엔터 샌드맨(Enter Sandman)’이 그것이다.

 

양키즈 팬들에겐 승리의 전주곡이었지만 상대편에겐 기분 나쁜 노래였다. 그는 19시즌 동안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면서 82승 60패 652세이브를 기록한 전설의 투수였으니 상대편에게는 다 된 밥에 모래를 뿌려대는 괴물과 다름이 없었다.

 

 

‘이불을 덮어주마, 그 안은 따뜻해/ 죄악으로부터 널 지켜줄게/ 샌드맨이 올 때까지/ 한 눈을 뜨고 자렴/ 베개를 꼭 껴안고(Tuck you in, warm within/ Keep you free from sin/ Till the sandman he comes/ Sleep with one eye open/ Gripping your pillow tight)’.

메탈리카가 1991년 발표한 이 노래는 보컬리스트인 제임스 헤트필드가 가사를 썼다. 원래 샌드맨은 독일의 민간설화에 등장하는 잠의 요정이다. ‘잠잘 시간이야(The sandman is coming)’라는 표현처럼 샌드맨은 잠을 자지 않는 어린이들을 찾아다니면서 눈에 모래를 뿌려 잠들게 하는 설화 속 존재다. 동화에서는 물론이고 만화, 소설, 마블의 영화 등에 자주 등장한다.

 

헤트필드는 사운드가 대중적이었기에 가사에는 소름이 돋는 느낌을 담으려고 샌드맨을 등장시켰다. 그러나 드러머 라스 울리히와 프로듀서 밥 록은 가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는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대중적인 인기도 거머쥐었다. 대중음악 평론가 로버트 파머는 ‘최초의 메탈 자장가’라면서 극찬했다. 이 곡의 인기 덕에 앨범 <Metallica>는 전 세계적으로 2200만장 이상을 판매했다.

 

2013년 열린 리베라의 영구결번 기념행사에 메탈리카가 야구장에 와서 이 곡을 직접 불렀다. 재미있는 사실은 리베라가 오랫동안 이 노래를 부른 가수가 누구였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또 메탈리카 멤버들은 대부분 뉴욕 양키즈의 라이벌 중 한 팀이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팬이라고 한다.

 

<오광수 기획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