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 기자 kanti@kyunghyang.com
ㆍ2인조로 컴백한 동방신기
예상대로 반향이 뜨거웠다. 두 명의 동방신기(유노윤호, 최강창민)가 음반을 내자 인터넷과 가요계가 후끈 달아올랐다. 새 음반 타이틀곡의 노랫말이 JYJ(시아준수, 믹키유천, 영웅재중)를 겨냥했다며 논란이 일었고, 트위터에서도 JYJ와 SM소속 가수간의 설전이 펼쳐졌다. 팬들간의 다툼도 극으로 치달았다.
동방신기의 분열을 둘러싼 싸움은 당분간 진정 국면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더한다. 앞서 비슷한 양상으로 해체된 HOT 역시 10여년이 지나서야 화해했다.
지난 연말 JYJ의 언론 인터뷰 이후 한 달 만에 두 명의 동방신기가 취재진과 만났다. ‘동방신기’의 이름을 단 앨범 출시는 2년3개월여 만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집 나간 세 명에게 팀합류를 촉구했지만 실패, 두 명으로 ‘동방신기’를 꾸려 가요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유노윤호(사진 오른쪽)와 최강창민(왼쪽)의 입에선 회한 섞인 푸념과 활동은 계속돼야 한다는 다부진 속내가 두루 섞여 나왔다. 민감한 질문과 대답도 오고갔다.
팀의 리더인 유노윤호는 틈틈이 여행을 떠나는 방식으로 복잡한 심사를 달랬다. 가까운 친구와 배낭을 메고 전국일주를 했고, 북한산이며 청계산이며 틈만 나면 산에 올랐다. 그는 “단돈 3000원과 물병만 들고 지하철 7호선을 따라 8시간 동안 걸을 때도 있었다”며 남다른 일과를 소개했다.
유노윤호는 “길을 따라 걷다보면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더라”면서 살짝 웃었다. 여행 덕분에 변장술(?)도 늘었다.
두 동방의 가요 활동은 7일 KBS <뮤직뱅크>로부터 시작됐다. 음원이 발매되자마자 각종 차트가 요동을 쳤고, 방송사 정문 앞에는 수백여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두 사람은 시종 울컥하는 기분을 억눌러야 했다고 고백했다.
기성세대들은 쉽게 분간할 수 없겠지만, 강렬한 비트를 바탕으로 한 동방신기의 퍼포먼스는 늘 댄스 팝분야의 선두를 달려왔다. 국내는 물론 해외 각국의 젊은 팬들이 열광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유노윤호는 “컴백 무대 이후 인터넷에 뜬 다양한 반향을 봤다”면서 “‘퍼포먼스 종결자’라는 표현을 듣고 그간의 힘겨움이 좀 해소됐다”고 말했다.
앨범은 동방신기의 기존 틀을 유지하려 애썼지만 멤버 두 명의 색깔이 오롯이 담겼다. 최강창민은 “인원 수가 줄다 보니 외워야 하는 가사와 보여줘야 할 안무가 늘어나서 애를 먹었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수록곡은 총 11곡. 타이틀곡 ‘왜(Keep your head down)’는 전형적인 동방신기 스타일의 노래다. 강렬하고 남성적이다.
또다른 댄스팝 ‘맥시멈’엔 꽹과리와 가야금, 징 등 전통 악기들의 사운드가 들었다. 아시아를 비롯해 아랍, 남미, 유럽권 등지에서 동방신기의 노래를 즐겨 들을 수많은 K-POP 마니아들에게 우리 악기 소리를 전달하는 계기가 될 듯하다. 유노윤호의 솔로곡 ‘허니 퍼니 버니’, 최강창민의 솔로곡 ‘고백’ 등도 실렸고, 힙합 리듬의 ‘아워 게임’, 미디엄 팝곡 ‘쉬’ 등도 귀를 당긴다.
다섯명으로 구성됐던 온전한 동방신기로의 회귀는 이미 루비콘강을 건넌 듯하다.
타이틀곡 ‘왜(Keep your head down)’의 가사는 묘했다. ‘정말 슬펐다/ 철이 없던 네가/ 혹시라도 나쁜 사람 만날까/ 넌 정말 예뻐/ 근데 그뿐이야/ 네 가슴에 중요한 게 없는 걸….’ 이후 벌어진 각종 소동에 대해 유노윤호는 “남녀간의 이별을 소재로 했을 뿐”이라며 “과거 발표한 ‘트라이 앵글’에서도 ‘무뎌진 가슴에 피눈물이 흘러’라는 가사가 들어가 있는데 지금 불렀다면 역시 논란이 됐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강창민은 “청자들은 각자의 처지에 맞게 노래를 해석하게 마련”이라고 부연했다.
양측의 관계는 서먹하고 불편하다. 2009년 말 일본 공동 활동 이후 멤버의 대면조차 없었다. JYJ에게 하고픈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서 유노윤호는 “건강하기만 하라”고, 최강창민은 “없다”고 답했다.
두 명의 동방신기는 당분간 국내 음악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중단됐던 일본 활동도 재개한다. 26일 일본 음반유통사 에이벡스를 통해 현지 싱글을 발매할 예정이며, 아시아 각국의 프로모션도 뒤잇는다. 물론 이들의 활동 규모만큼 JYJ와의 간극은 벌어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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